며칠 전에 몰래 어디가서 발표를 하고 왔더랬습니다

어머 제목이 기네요. 암튼 다녀왔더랬습니다.
경험도 없는 데다가 준비 기간도 짧고 그래서 준비 자체도 삽질이었고, 발표도 좀 삽질로 하고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 여유 시간이 좀 생겨 서핑을 하던 중 어떤 댓글을 보게 되었어요.
한줄 요약하면 “야X의 어떤 여자분 발표가 그지 같았다.” 요거 였는데, 그 글을 보니 또 누가 제 욕하는 구나 싶어서 심장이 콩닥콩닥 하더라구요.
‘나는 욕을 먹으면 안된다!’ 이런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데, 누군가가 저에게 질타를 하면 이상하게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속이 아득해지는 이상한 증상을 가지고 있답니다.

아무튼 그 글을 읽고 처음에는 콩닥거리다가 계속 들여다 보며 시간을 보냈더니 나중에는 웃음이 나더라구요.
제가 워낙에 못 하기도 했고,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생기면 준비를 잘해야 겠구나~ 하는 생각도 하고.

역시 대중 앞에서 무언가 알려준다는 것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더 노력해서 잘 해보겠습니다~ 하는 글을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꽝! 다음기회에”라는 기회가 생길지는 모르겠는데, ‘다음 기회’를 한 100번 정도 거치면 중간 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입니다; )
그 후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어렸을 때 대외적인 부분에서 마이너스의 방향으로 성격이 한번 바뀌고 나서 생긴 이상한 버릇이 생각이 났습니다.

이야기의 촛점을 알아들었으면서도, 주어 부터 정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못 알아들은 척 하고 혼자 엉뚱한 소리하고, 그러면서 엉뚱한 아이로 취급(?)되는 걸 즐겼었거든요.
지금도 어디가서 평범한 사람으로 남는 건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나대는 걸 좋아하다는 건 아니고요.
‘그냥 어느정도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사람이구나’ 라는 정도.

아무튼, 저런식으로 행동하길 어언 6년이 되다보니 지금은 정말로 주어를 빼먹으면 말을 잘 못알아듣게 되었습니다.
비유를 해서 말하면 더더욱 못 알아 듣습니다. 그냥 직접적으로 노골적으로 말하는게 좋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돌아보니 예전에 빠릿빠릿한 제가 아니라 뭔가 정말로 어리버리해진 제가 보입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래선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야 아직 제가 제 자신을 어리다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많고, 회사나 사회에서도 어린 편인 경우가 많아 그냥 예쁘게 넘어가 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서도 말 못 알아 듣고 혼자 딴 생각하고 있고, 어디 가서 생각을 조리있게 말도 못 하고 이러면 저 자신에게도 큰 문제일 뿐 더러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굉장히 이상한 사람으로 밖에 비추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갑자기 무서워 졌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남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하고, 조리있게 자기 생각을 말하는 연습을 해야겠다는 것 입니다. ;
처세술이나 자기계발 관련 책을 많이 읽어 볼까도 생각중입니다(추천 도서 환영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참 길게 적었네요.
일단 세줄 요약 하고 다른 얘기 잠깐 적을게요.
노골적인 세줄 요약:

  1. 컨퍼런스 발표했다가 욕 먹었다.
  2. 욕먹고 생각하다 보니 자아고찰을 했다.
  3. 남의 말 잘 듣고 말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

간단합니다. 으하하하.

그리고 잠깐 적을 다른 얘기는…
한 때 블로그가 공개된 공간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개인적인 얘기도 적지 않게 되었는데, 이제 그냥 적으려고요.
전에도 한번 비슷한 글을 썼었는데, 이제 더 이런 주제로 생각을 하기가 귀찮네요.

또 추가!
누가 그러는데, 되도록이면 자신의 단점을 외부로 노출하면 안된다면서요? 거 가리면 뭐 합니까? 몇번 만나면 다 들통날 거..ㅋ
일부러 장점만 보여주거나, 일부러 단점을 숨기거나… 이런거 너무 귀찮습니다 전.
그냥 솔직한 개인 블로그로 남으렵니다..ㅎㅎ.. 이모티콘도 막쓰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