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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디지탈 카메라는 싫다!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는 디지탈 카메라 신제품들 중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들은 아마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제품들일 것
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제품에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세계 최초 거리계 디지탈 카메라인 610만 화소 CCD를 탑재한 엡손 거리계 디지탈
카메라 R-D1이 바로 그것입니다.

지난 3월 11일 도쿄에서 기자 설명회를 통해 발표된 이 제품은 세이코 엡손(주)과 카메라 메이커인 (주)코시나와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모
델로 2004년 여름쯤 발매할 예정입니다. 엡손은 디지탈 카메라보다는 프린터기기로 더욱 알려져 있는 업체입니다. 그러다 보니 디지탈
카메라로 엡손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조금 독특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런 개발배경으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날로그형식의 디지탈
카메라인 R-D1입니다. 엡손은 광학계의 노하우는 없지만 디지탈 프로세싱 기술의 강점이 있어, 코시나와 협력하여 코시나의 독일 전통적인 카메라
브랜드 'Voigtlander'를 바탕으로 R-D1을 만들었습니다. 분명 제품명에는 디지탈 카메라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얼핏 보았을 때에는 필름
카메라의 느낌이 짙은 아날로그 스타일의 제품입니다.
엡손 R-D1의 특징은 거리계를 채용하였다는 점과 독일의 렌즈 메이커인 라이카의 M마운트와 L마운트에 대응한다는 점,
그리고 등배율 파인더가 채용되었다는 것입니다.

거리계는 촬영위치에서 피사체까지의 거리를 재는 것이며, 거리계 디지탈 카메라는 거리계를 채용한 제품을 의미합니다.
R-D1은 거리계를 채용하였으므로 초점 설정 방식이 일안리플렉스 카메라와 다릅니다. 일안리플렉스 카메라가 렌즈를 통해 받아들인 빛을
반사판으로 파인더에 보내 확인하면서 초점을 맞추는 방식이라면 거리계 카메라는 촬영 렌즈와 초점조절 시스템이 따로 독립되어 있어 삼각측량의 원리로
피사체와 카메라와의 초점을 맞춥니다.


거리계 방식 카메라는 촬영장면을 렌즈를 통해 뷰파인더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므로 렌즈를 교환해도 파인더의 밝기는 변함이
없습니다. 성능이 일정한 거리계라면 어떤 렌즈를 장착한다 하더라도 빠르고 정확한 초점 설정이 가능합니다. 또 어두운 장소에서도 초점조절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 스냅샷을 촬영하는데 유리합니다.

 
반면에 카메라는 AF기능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촬영자가 2개의 영상을 보고 비교하면서 초점을 맞추어야 하므로 매뉴얼
포커스 조작으로
촬영하여야만 합니다.

삼각측량으로 거리를 측정하므로 매크로 촬영이나 망원촬영은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렌즈 마운트로부터 CCD까지의 거리가 짧게
설계되어 광각촬영이 용이합니다.

R-D1은 렌즈 교환형 디지탈 카메라입니다. 렌즈 마운트는 라이카의 M마운트를 호환하는 EM마운트입니다. 링 아답타를
이용하면 L마운트용 렌즈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R-D1이 렌즈장착 마운트 부분에서 CCD까지의 거리가 20.5mm정도이므로 렌즈 후면이
20.5mm이상 삽입되는 타입의 렌즈는 장착할 수 없습니다.
등배율 파인더는 렌즈와 파인더를 통하지 않아도 외형과 같은 배율이 되기 때문에 화각을 확인하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뷰파인더에는 렌즈의 초점거리에 맞춰 바뀌는 브라이트 프레임, 즉 화각이 표시됩니다.
뷰 파인더의 좌측에는 필름을 되감는 노브와 같은 디자인의 조그셔틀이 있습니다. 촬영 시 대부분의 설정은 이 조그셔틀로
조작합니다.
셔터는 전자식 포컬 플랜 셔터로 셔터스피드는 1/2,000 ~ 1초를 지원합니다. 셔터는 누를 때마다 상단 우측에 있는
레바를 당겨주어야 합니다. 이 레바는 셔터를 충전하기 위한 것으로 필름 카메라라와 혼동을 주기에 적당(?)한 디자인입니다.


액정모니터는 2인치 크기에 시야율 99.7%를 지원합니다. 촬영결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한 화면에 4개의 썸네일 재생이
가능합니다.
액정모니터는 회전형으로 채용되었는데, 액정을 숨기면 더욱 필름카메라 같은 외형이 되기 위해 회전형으로
채용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USB출력단자와 TV인터페이스도 탑재하지 않았습니다. SD카드 슬롯은 채용되었지만, 이 역시 커버 손잡이도
눈에 띄지 않게 아날로그처럼 디자인되었습니다. 메모리는 SD메모리카드를 사용하는데, 두께를 얇게 설계하기 위해 SD카드를
채용하였습니다.

이 제품의 바디에는 바늘 표시의 인디게이터가 탑재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촬영상태가 아날로그로 표시됩니다. 카메라 상단에
있는 인디게이터는 화이트 밸런스와 화질, 배터리 잔량이 모두 바늘이 움직여 표시됩니다.

또 외장 플래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핫슈 단자와 릴리즈 소켓은 지원되지만, 내장 플래쉬는 기본 채용되지 않았습니다.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는 외장 플래쉬를 사용하여야만 하는군요.


엡손 R-D1은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바디와 마그네슘 합금의 외관으로 설계되어 단단한 바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엡손이 의도했던만큼의 효과는 얻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제법 아날로그다운 고전적인 외형으로 주목을 받았고,
거리계를 탑재하였다는 점과 라이카 렌즈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클래시컬한 디지탈 카메라를 원했던 분들의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아날로그스타일의
디지탈 카메라로 작년 10월에 소개된 파나소닉 LC1의 뒤를 이어 엡손 R-D1이 두 번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에는 어떤 스타일과
접목한 디지탈 카메라가 만들어질지 많은 기대가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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