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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축성발성장애 Spasmodic Dysphonia

나는 연축성발성장애를 가지고 있다.

라고는 하지만 사실 병원에서 진단은 안받아봤다.
매번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도 어마어마한 병원비와 완치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자꾸 망설여 진다.

연축성발성장애는 뇌기저핵에 이상이 생겨 후두신경조절의 부조화가 일어나서 후두근육에 비정상적인 연축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서 뇌신경이 성대근육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 한다는 얘기이다.

주 증상으로는 평상시에도 목소리가 많이 떨리고 억눌리는 감이 있으며 시읏이나 이응 받침이 있을 경우 발음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떨리는 현상은 긴장해서 떨리는 것과는 달리 불규칙적으로 떨린다. 또 목소리의 톤이 일정치 않고 가성과 진성을 넘나든다.

난 첫 증상이 중학교 2학년 때 그러니까 무려 12년전인 1996년에 나타났다.
당시 반장도 도맡아 하고 매우 외향적이었던 나는 목소리도 엄청나게 컸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집에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때 “여보세요”라는 한마디를 말하기가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보(세)요” 처럼 호흡이 끊기고 떨리기 시작한거다. 당시엔 전화만 안 받으면 되려니 하고 넘어 갔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학교에서 발표하기도 힘들어 지고, 친구들은 왜 우냐고 항상 놀렸다.

그 상태로 2년이 지났고 고등학교 1학년이 되어서는 잠시 아예 목소리가 안나온 적도 있었다.
하필 그 날이 체육관에서 승단 심사하는 날이라 기합소리를 내야하는데 목소리가 안나와서 미리 심사위원에게 얘기까지 해놨었다. 사실 그 당시엔 체육관에서 구령 맞추기도 힘든 상태였는데 어찌 그렇게 배째라 하고 다녔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어렸을때 쌓아놨던 자신감이 많이 남아있던건지…

또 그 상태로 대학교에 진학했다.
얌전히 학교를 다니다가 어찌어찌해서 연극부에 들어가게 되었다. 미친게지..이 목소리로 무슨 연극부인가?!
그런데 공연도 2번이나 했다. 미쳤나보다. 다행인것은 연극공연 중에는 공연장이 조용하기 때문에 목소리가 잘 안들릴까바 걱정같은걸 하지 않아서 그런지 큰 목소리가 잘 나왔다. 아니 아예 큰 목소리는 원래 잘 나왔던 것 같다.
일상적인 대화의 중간톤은 안나오고 아주 가성이든지 정말 큰 목소리든지 둘중에 하나 인 것 같다.

다행히 지금 회사는 디자인 에이전시 같은 곳은 아니라서 프레젠테이션을 하지 않지만, 예전에 에이전시에 다닐 때는 고민을 참 많이 했었다. 나중에 팀장이라도 되면 프레젠테이션을 어떻게 하나 하고…

SD때문에 최근에 먹는 약이 있는데 그걸 까먹지 않으려고 시작한 포스트 였건만 갑자기 신세한탄이 됐네;

그럼 재미삼아 적어보는 SD의 장점과 단점.

단점:

  • 떨리는 목소리로 인해 토론시 신뢰도 급하락
  • 일상적인 대화의 의사소통이 어려움
  • 단어 중간에 호흡이 끊기기 때문에 전화 통화시 항상 상대방이 못 알아 들어서 힘듬
  • 발표 불가
  • 전화응대 불가
  •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를 생각은 안함. 벨을 누르거나 가까이 가서 직접 얘기함

(말도 안되는) 장점:

  • 울다가 전화 받아도 아무도 눈치 못챔. 원래 그런줄암
  • 안아플때 전화를 받았는데 아프다고 뻥치면 다 믿음

연축성발성장애인 사람에게 좋은 것:

  • 물을 많이 마신다
  • 발성연습을 한다
    • 폐활량을 늘여주는 울트라브리드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참고약품:

  • 코엔자임 – 심혈관계 순환에 도움
  • 마그네슘 –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잦은 근육수축 유발로 경련발생
  • 리보트릴 – 항경련제 / 병원처방

SD로서 가장 힘든점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다.
내가 해야할 말이 어떻게 떨리거나 어느 부분이 발성이 안될것이란 것을 알고 말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단답형으로 말하게 되고, 쓸데 없는 말을 안하게 된다.
가벼운 농담 같은 것은 날이 갈 수록 하지 않게 되고, 자꾸 말을 안하려고 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인 것 같다.

초딩때 까지만 해도 친구들 한테 살갑게 대하고 리더쉽도 있었는데.. 이제는 전화는 왠만하면 안하고..
말은 할 수록 느는 것인데.. 나는 반대로 점점 더 히키코모리의 길로 접어드는 느낌이다. -_-

  • 말 잘만 하드만 멀;; -_-

  • kukie

    나 거의 텍스트로 의사소통 하는데-_-?

  • 말 잘만 하드만 멀;; -_-(2)

  • 연축성발성장애 찾아서 인터넷을 이리저리 뒤지다가
    여길 오게되었네요…

    근데 어쩜 제가 쓴줄 알았어요 완전 저랑 똑같아요 ㅠㅠ ㅋㅋ 정말 공감됩니다

    특히 아주 큰목소리나 아주 작은 목소리는 그래도 좀 나오는 거랑
    음식점에서 사람 못부르는거 ㅠㅠㅠㅠ

    전 한 4년정도 된 것 같은데 점점 심각해지는 거 같아요 ㅠ

    저도 조만간 병원 가서 약이라두 받아와야겠어요 ㅋㅋㅋ

    • 헤헤.. 힘내세용!
      목소리 좀 이상해도 자신감이 있으면 어느정도 커버 되는 것 같아요.
      원래 그런거 아니까 주변 사람들도 알아서 잘 도와주고 ㅎㅎㅎ (음식점 주문 같은거 ㅋ)

      예전에 하도 스트레스를 받아서 음성치료센터에서 보톡스 치료를 받을까 생각을 많이 해봤었지만, 영구적인 치료도 아니구, 아직 완벽하게 검증된 방법도 아니라서 (일단 발병 원인이 확실치 않으니까) 무섭어서~ 안했어요. 앞으로도 안하려구요~
      너무 시끄러운 곳에는 왠만하면 안가구 마음을 좀 편안하게 가지면 그래도 좀 나아지는 것 같아요.
      아 맞다~ 요즘에는 어깨에 힘을 빼는 걸 마니 신경 쓰고 있는게 그게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전 멍~하니 있으면 어깨가 위로 올라가 있더라구여 ㅋㅋ

  • 내가 해야할 말이 어떻게 떨리거나 어느 부분이 발성이 안될것이란 것을 알고 말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단답형으로 말하게 되고, 쓸데 없는 말을 안하게 된다.
    가벼운 농담 같은 것은 날이 갈 수록 하지 않게 되고, 자꾸 말을 안하려고 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인 것 같다.

    아 완전공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랑똑같은사람이 또잇네여;.;
    ㅠ.ㅠ하고싶은말은 많은데 목소리가안나옴ㅋ답답
    소리지르는건 잘하는뎅ㅋㅋㅋ
    병원다녓엇는데
    말하기전에 충분히 숨을 들이마시고 발음할땐 입을크게ㅎㅏ구
    천천히 말하는게 도움이 된데여ㅋ.ㅋ
    홧팅ㅜ_ㅜ

    • 화이팅~
      근데 오늘 카페에 갔다가 읽었는데… ㅇㅅ음성센터에서 연축성발성장애 판정받구 수술까지 한 성우분이 별 차도가 없고 힘들어서 3년을 버티다가 강남ㅅㅂㄹㅅ에 다시 가서 진료를 받았더니 연축성 발성장애가 아니라고 나왔대요.
      그래서 다른 음성센터도 다 가서 진료해봤는데 다 아니라구…ㅋ
      이런 경우도 있나봐요. 저두 강남ㅅㅂㄹㅅ가서 최박사님한테 한번 진료라도 받아볼까 생각중이예요~

  • deb

    tv에서 우는 목소리녀 보고 저랑 너무 똑같아서 치료법 찾아보다가 왔어요.
    정말 목소리때문에 사람만나는 것도 무섭고 두렵네요.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분명 당당히 얘기했는데 녹음해서 들어보니……
    발성연습도 하고 말할 때 호흡도 많이 쓰려고 노력하는데도 차도가 없으니 미치겠네요..ㅠ 후ㅜㅜㅜ 힘내세요!!

    • 저는 음성센터 가서 진단 받았더니 근긴장성발성장애더라구요~
      deb님도 집에서 가까운 음성치료센터에 한번 방문해보세요.
      전 그리 많이 좋아지진 않았지만 마음이라도 좀 안정이 되었고^^; 덜 위축되는 부분이 좀 좋아진 것 같아요.
      병원에서 치료를 하면서 평소에 어떤 식으로 발성연습이나 성대근육 풀기를 해야하는지도 알려주고 하니까, 꾸준히 다니진 못 하더라도 가서 어느정도 교육을 받기라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주 꾸준히 다니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긴 하죠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