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의 어원

어린이를 “꼬마”라고 하기는 해방 후부터의 일이 아닌가 한다. 그 전에는 들어 보지 못했던 말이다. 일제 시대에 나온
문세영(文世榮)의 「조선어사전」에는 나와 있지도 않거니와, 일제 시대부터 준비되어 1947년에 나온 한글학회의 「큰사전」에도
“어린이”의 뜻으로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꼬마동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키가 작은 사람”이다. “꼬맹이”라고도 하고, “당꼬마”라고도 한다. 말하자면
“난쟁이”이다. 어린이는 키가 작다고 해서 꼬마라고 이르기 시작한 건지 모르지만, 꼬마라는 말의 본디를 캐보면서 생각하자니,
우리집 꼬마에겐 “꼬마”라 말하기가 싫어진다는 마음이다.
이 “꼬마”라는 말은 “어린이”를 두고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꼬마 전등”, “꼬마 자동차”, “꼬마 운동장”… 하는 식으로,
코큰이 쪽의 말의 “미니”에 갈음되어 쓰이는가 했더니, 나중에는 영화 제명에까지 등장, “꼬마 신랑”에 “꼬마 사장” 같은 것도
나온 바 있다.
동물 이름에도 “꼬마도요”, “꼬마민어”…같이 “꼬마…”가 붙는 게 적지 않다. 그런데 이를테면 “꼬마잠자리”라는 것은 잠자리
가운데서 가장 작은 것이기는 해도, “꼬마…”가 붙는 모든 동물이 반드시 작은 것을 뜻하는 것 같지는 않다.
“꼬마피안다미조개”가 조개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본디 “꼬마”라는 말은 어디서 온 것일까?
혹자는 일본말에서 온 것이라고 말한다. 저들이 “팽이”를 일러 “コマ(고마)”라고 하는데, 그것이 땅에 딱 붙어 땅딸막하게 키가
작은 데서 비롯한 것이 아니냐면서. 그 “고마”를 세게 된소리(硬音)로 발음하여 “꼬마”라 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제법 그럴싸한
어원론을 편다. 우리의 말은, 어떤 말밑(語源)을 캘 수 없는 것이 많다. 그러니 자연 자기류 해석이 나올 법도 한 일이다.
“고마”얘기가 났으니 덧붙이자면, 중세어에서의 우리말 “고마”는 첩(妾)을 이름이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키 작은 사람”이
아닌 “어린이”란 뜻으로서의 “꼬마”는 그 “사랑스럽고 귀여운 존재”라는 뜻에서는 첩이라는 뜻의 “고마”쪽과 아귀가 맞다고나 할
것인지?

출처 : 박갑천의 <재미있는 어원 이야기>
꼬마에 남다른 의미가 있어서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