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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고 해서 블로그에나 쓰련다.

벌써 18년째인데… 물론 재작년까지는 이게 뭔지 몰랐지만, 근긴장성발성장애라는거.
짜증나 죽겠다.

이게 상태가 비교적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는데, 오늘은 매우 나쁜 날 인 것 같다.
하필 오늘은 회사에서 하는 이벤트 마지막 날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해댔는데(이벤트를 한달이나 했는데 미리 좀 하지), 주로 전화를 받는 직원이 자리를 비워서 내가 많이 받게 됐다.

전화하는 고객들을 보면 아무 이유없이 호전적인 말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상하게 그런 사람들이 오늘 유난히 전화를 많이 했고…
나한테 목소리 왜그러냐고 승질을 내더라.
내 목소리 이상한데 그게 승질낼 일인가;

평소에도 물어보는 사람은 꽤 있는 편이다. 감기 걸렸냐, 몸이 안좋냐, 목소리 왜그러세요~ 이런 식으로.
근데 오늘 물어본 사람은 물어보는게 아니고 그냥 자기가 듣기 좋지 않으니깐 성질을 내는거다.
나도 콜센터 같은 곳에 전화했는데 상담원이 목소리가 안 좋거나 하면 신경이 쓰일 때가 있지만, 그게 성질낼 일은 아니지 않나… 게다가 우리 회사는 뭐 상담하는 회사도 아니라고..

오늘은 유난히 상태가 안좋아서 나도 신경 쓰이는데 그런 소리 들으니까 그 다음 부터는 점점 더 상태가 안좋아지고…ㅋ;
원래 이 병이 스트레스 받거나 신경 쓰는 순간 점점 안좋은 상태로 빠져드는 거라 그 다음은 내가 어찌 할 수가 없음.

자기가 정 듣기 힘들면 담당자에게 전달할 메모 남기거나 하면 되는데 그러는 것도 아니고, 듣기 싫어하면서 용건도 한 번에 말하는게 아니고 여러 번에 끊어서 전화하고; 바빠죽겠는데..
내가 일부러 너 듣기 힘들으라고 그렇게 말하는 것도 아니고. 에효.

그래서 평소엔 내 목소리에 대해서 묻는 사람이 있어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나도 짜증나고 억울하고… 뭐라고 더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SD, MTD 환자 중엔 우울해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 심정 또 한번 이해가 갔고…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두 평범한데 왜 우리만 이런건지 억울하기도 하고…
어디가 아프거나 한거라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도 들고… 걍 성대 뽑아버리고 싶고…
보통 발병 원인이 스트레스 인데, 주변 사람들 반응으로 인해 더 스트레스 받고…

목소리가 예쁘지 않아도 좋으니까 그냥 평범하게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아파서 목소리가 이상해졌을 때 누가 지적해도 걍 아파서 그래요 하고 넘어갈텐데, 평범하질 않으니 누군가 목소리 지적 조금만 해도 괜히 뜨끔하고.
평소에 소심한 성격이었으면 정말 진작에 자살 했을 것 같은 기분.

가뜩이나 예민한 성격 숨기고 사느라 피곤한데, 목소리 때문에 더 피곤하다.
예민한데 예민하지 않은 척 하고 살려니 그게 또 스트레스가 되어서 돌고 도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특히 소리에 좀 민감한데, 회사에서 슬리퍼 찍찍 끌고 다니는 소리도 엄청 거슬리고…
혼자 이상하게 한숨 쉬는 것도 거슬리고…
내가 별난 것 같아서 신경 안 써보려고 노력하니, 오히려 더 신경 쓰여서 더 예민해지고…
나에겐 악순환인듯.

이제 옆에 직원한테 바보라고 놀리지 말아야겠다.
당연히 바보가 아닌걸 아니까 바보라고 할 수 있었던건데, 바보란 소리 했던 그 상황이… 그 직원은 잘 모르고 나는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서 얘기했을 때 였던 것 같다.
본인은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얘기하는데 내가 바보라고 했으니 은근히 상처 받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지금에서야 든다.

투덜투덜 거리고는 있다만…  어차피 이 병 없는 사람한테 고민 털어놔봤자 아무도 이해 못 하더라.
같은 사람들 끼리나 토닥거려 주는 거지…
눈에 보이는 신체 부위가 장애라면, 왠만한 사람이 한 눈에 알아보고 알아서 배려해주지만… 사지 멀쩡하고 겉모습 완전 정상인 사람이 목소리 때문에 고민이라고 하면 다들 비웃는 다는 사실.
목소리가 안나오는 것도 아니고 이게 사는데 뭐가 불편하냐고, 걍 목소리 크게 하고 발음 잘 하면 되지 않냐고 하는 정도로만 이해함.
그게 맘대로 안되니까 병이지.

식당가서 ‘여기요~’ 한 마디 떼기전에 고민을 5번 정도 해야되고 그것도 종업원이 최대한 가까이 왔을 때 간신히 말하고, 전화벨 소리 울리면 심장이 쿵쾅쿵쾅 거린다는 걸 누가 이해할겨.
학교같은데서 출석 부르는 건 공포에 가깝고, 배달 주문 할 때도 상대방이 못알아 들어서 여러번 얘기해 줘야하니까 왠지 미안하고, 고객센터에 내가 고객으로 전화하는데도 내가 더 힘들고, 사람 많고 시끄러운 곳 가면 말 하는게 넘 힘들어서 대인기피증 생기고… 진중한 얘기하는 데도 목소리가 진지하지가 않으니 아무도 진지하게 안듣고..

  • 쿨워터

    음….. 저도 연축성 발성장애를 앓다가 발성연습으로 거의 완치가 됐습니다. 그 연축성 발성장애란거…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져.. 저는 너무 심해서 사회생활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거의 정상이랍니다. 옳바른 발성연습법을 알면 이 병은 완치가 가능합니다.. 발성연습 1년차인데 이젠 무난하게 사람들과 대화가 가능하니까요..시끄러운곳에서도요… 혹시 궁금하신거 있으면 카톡으로 물어보세요.. jupe11 입니다.

    • 저는 연축성은 아니고 근긴장성이예요~ 저도 사회생화를 못할정도는 아니구요. 전화가 유난히 좀 그러네요..ㅋ 것도 회사전화만. 이 글 쓴날 기분이 너무 안좋아서 묻고 가면 안좋은 쪽으로 쌓일 것 같아서 글로 풀어놓은거 예요.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 음… 사실 근긴장성이나 연축성이나 고치는 발성연습은 같거든요;; 제가 많이 고생하다가 지금은 무난하게 나아서 혹시 님에게도 도움이 될까.. 발성연습 노하우를 말해주려고 한거에요.. 아. 저 약장사나 학원홍보하는 사람 아닙니다 ^^… 말하는게 불편하면 정말 인생 편하지 않자나요.. 암튼 제가 오지랖넓게 굴었군요.. 그럼 이만.

        • 아녜요~~ 관심 가지고 댓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이 글 쓴날 유난히 좀 상처(?)를 받아서 이런 글을 썼었네요. 물론 평소에도 제가 늘 가지고 있는 생각과 다르진 않겠지만, 평소엔 잘 못 느끼고 산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살만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해요. 나중에라도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그 때라도 도움 청해도 될런지..^^; 좀 부끄러워서요 ㅎㅎ;

          • 그럼요. 편할때 물어보세요. 의사들은 이병을 불치병이라 이야기하는데 실제론 발성연습으로 고친사람들이 많아요. 코로 허밍하는 연습만 꾸준히 해도 이병은 상당히 좋아져요. 목을 사용하지않고 두성공명식으로요… 나중에 편할때 카톡이나 이멜로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