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 (걍 감상인데 스포있으니 영화 본 사람만 보기)

오랜만에 흥미로운 영화를 봤다.

물론 그 동안 훨씬 더 재미있거나 흥미진진한 영화도 많이 봤지만, 이 영화는 말 그대로 그냥 흥미로워서 적어본다.

나 같은 경우는 그 영화는 스포하기 싫다는 말만 들어도 그 자체로 어떤 기대가 생기기 때문에 영화 보기 전엔 그 어떤 내용도 듣고 싶지 않아하는 타입이다.
따라서 이런 글을 적는 것을 좋아하진 않으나, 그래도 별 내용없더라도 내 감상을 꼭 적어놓고 싶어서 적는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계속 의문점이 있었다. 
영화의 장르도 모르고 커버에 있는 이병헌 얼굴만 보고 보기 시작한 영화이기 때문에 어떤 얘기를 하려는 건지도 몰랐고 좀 이상한 부분이 여럿있었다.
처음에는 영화적 허용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결과를 알고 보니 ‘아 그게 그래서 그랬던거구나~’ 하고 알겠더라.
감독이 나 같은 반응을 기대한 것인지, 아니면 중간부터 나오는 복선을 보고 미리 알길 원했던 것인지 까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나의 경우는 뒤늦게 이유를 알고나서는 퀴즈를 풀거나 사건을 되짚어 조사하는 기분이 들어서, 다 본 후의 감정이 더 흥미로웠다.
아마 그 감정이라는 부분이 남들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는데, 그다지 감성적인 사람이 아니다보니 뭔가 죽음과 외로움, 삶 이런것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의문을 가졌던 것이 복선이었다는 걸 다시 알아내는 부분이 재미있었던 것이다.
이병헌이라는 배우를 내가 좋아해서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어렸을 때 가봤던 시드니의 풍광을 보니 또 새롭기도 하고… 워낙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오페라 하우스나 하버브릿지 풍경을 보니 괜히 어렸을 때 기억이 나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리고 이게 영화라서 그런건지 지금도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어렸을 때 시드니에 갔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하늘이 진짜 맑고 예쁜것 이었다.
이 영화에도 시드니 하늘이 예쁘게 나오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딴짓하면서 볼만한 영화는 아닌데, 그렇다고 극장에서 보기엔 뭔가 아쉬운 그런 느낌이라서…
나중에 알아보니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왜그런지 알 것 같다. 나같은 사람들이 보기에 취향에는 맞는데 이걸 굳이 극장에서..? 라는 생각이 들고, 취향이 안맞는 사람은 그냥 슴슴해서 재미가 없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요즘 같으면 딱 넷플릭스에서 오픈하면 좋을 것 같은 느낌.
너무 잔잔해서 그것도 아니려나.

아마 기러기 아빠나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 보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긴 하다. 아니면 외로운 사람이라든지.

영상미나 음악도 좋은 편이었고, 배우들 모두 연기도 좋았다.

어렸을 때는 루니툰의 태즈 때문에 태즈매니아라는 곳이 있는 걸 알았는데, 그 후에는 펭귄보러 가보고 싶었고, 이 영화보니까 괜히 또 가보고 싶음.

영화를 보기 전에 이런 글을 보는 것이 좋지 않은 이유는, 정확히 어떤건지 말하지 않았지만 “복선”이라는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이것도 복선인가?’, ‘이게 복선인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기 때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