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공유 해본다 ENTJ는 파티장이지

오늘은 각종 OTT등 구독 서비스들을 여러명이 나눠서 사용하는 것을 중매(?)해주는 사이트를 사용해보았다.
사실 이런 것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계정 정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생판 모르는 사람과 공유해야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꺼려졌기 때문이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매력적이었으나, 왠지 스토커가 생길 것 같은 불안감이랄까.
물론 이런 불안감은 내가 파티장인 경우 느껴야 하는 불안감이다.
만약 내가 파티원이라면 이 파티가 제대로 유지될지, 파티장이 제대로 운영을 할지, 파티가 터지면 난 OTT 노숙자가 되어야 하는 것 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나에게 주도권이 없는 상황을 그닥 즐기지 않기 때문에 위풍당당하게 파티 개설! 내가 파티장이다!
이제 파티원이 안모이면 혼자 비싼 요금제 사용하는 거고, 파티원이 모이면 내 정보를 너무 훔쳐보진 않을까 걱정도 하고, 파티원이 중도이탈은 하지 않을지 걱정도 하고 그럴 것이다.

구독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2~3개 정도 있는 것 같은데, 처음에 나는 어떤 검색어로 검색을 해야 이런 사이트들이 나오는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 딱 1개가 나왔다.
그런데 그 딱 1개가 가장 최근에 오픈한 사이트 같았고, 디자인이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이후에 이름만 스치듯 들었던 다른 업체들도 찾아냈는데, 웹사이트 디자인이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처음의 그 사이트는 너무 새삥이라서 조금 ‘괜찮을까?’라는 의구심이 살짝 올라왔다.
근데 잘 생각해보니 어차피 내가 돈을 떼어먹힐 일이 생길 것 같진 않아서. 아니 떼어먹힌다기 보다는 이 서비스에서 실패하면 그냥 내가 구독중인  모든 서비스의 비용을 원가대로 지불하게 되는 상태로 변하는 것 밖에 없다.
한 마디로 할인을 못 받고 그냥 내 돈 다 쓰는 것. 이게 굉장한 리스크는 아니니까 그냥 시도해본다.


일단 웨이브 Wavve 파티를 가장 먼저 만들어봤다.
원래는 웨이브 이용권 중 가장 저렴한 7,900원 짜리 Basic 상품을 이용 중이었다. 
Basic 상품은 1회선 이용, HD 화질이라는 참 좋지 않은 옵션을 가진 상품이지만, 나 혼자 보면서 1만원 넘게 내고 싶진 않았기 때문에 그냥 그걸 사용하고 있었다.
일단 이번에 파티를 만들기 위해서 Premium 상품으로 변경을 했다.
웨이브 프리미엄 상품은 4회선 동시시청이 가능하고, 최상위 화질을 지원한다.
우리 파티원들의 힘을 모아 좀 더 좋은 화질로 볼 수 있다니 참 좋은 세상이야.

웨이브는 수요가 많은지 파티를 개설하자마자 거의 바로 다 차버렸다.
웨이브쪽에는 미리 빈 프로필을 3개 만들어 두었고, 3명의 구독 파티원들의 파티 이름을 웨이브쪽 프로필에 각각 넣어주었다.
가이드를 읽어 보니 파티원이 보통 직접 본인 프로필을 수정하는 것 같던데, 좀 지켜본 결과 파티원 중 아무도 프로필 이름을 안바꾸길래 그냥 내가 바꿔 주었다. 지금 프로필 사진도 기본 사진으로 다들 사용중이다…ㅋㅋ


두번째로는 왓챠 Watcha 파티를 만들었다.
왓챠는 나도 사실 Dexter 재감상을 위해서(덱스터 최고!) 가입했을 뿐인데, 다른 볼만한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아서 이번 이용권이 끝나면 해지할 참이었지만, 해지 프로세스에서 왓챠가 무료이용권 준다고 꼬셔서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타이밍에 애플TV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왓챠를 애플 TV에서 볼 수 있게 되어버렸다.
난 그동안 Dexter를 일하는 동안 애플TV에 틀어놓고 싶어서 KODI도 설치하고 개 생쇼를 했지만, DRM 때문에 모든게 실패해서 해지할 참이었던 것이었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왓챠를 유지할 이유가 생겨버렸고~
왓챠 파티도 만들었고~
하지만 역시 왓챠는 인기가 별로 없다. 파티원이 빨리 모이지 않는다. 일단 한명은 왔는데…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겠다.
(+ 몇 시간 내에 다 채워졌다~)


세번째로는 넷플릭스 Netflix 파티를 만들었다.
사실 넷플릭스는 그냥 혼자 쓸까 했는데… 왜냐하면 나 혼자서도 프로필을 4개나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1. 미국 컨텐츠용, 2. 한국 컨텐츠용, 3. 다큐용, 4. 짬뽕용(일할때 걍 옆에 아무거나 틀어놓기 위한 프로필)…
근데 뭐 생각해보니 별 의미 없을 것 같아서 프로필을 리셋하고 파티를 개설했다.
넷플릭스 답게 금새 파티원이 잘 모였고, 웨이브의 파티원들과 차이점이 조금 보였다.
넷플릭스 파티원들은 본인의 프로필을 거의 바로 커스터마이징을 했고, Pin 번호로 다른 사람의 접근을 막는 기능도 바로 활성화를 하더라.
서비스에 따라 사용자층이나 성격도 조금씩 다른 것 같아서 신기하게 관찰하였다.


구독 공유 서비스가 각 서비스들의 약관을 위반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항상 들고 있는데, 뭐 일단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있으니까 일단 해보고, 나중에 어떤 도덕적이든 법적이든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거나 하면 다시 한 번 검토를 해봐야할 것 같다.

일단 내가 오늘 파티를 만든 사이트는 링키드 Linkid 이다.
이 사이트를 홍보하거나 평가하려는 목적은 없다. 이제 막 오픈해서 한창 마케팅 하는 시점인지, 구독 공유 검색하면 이 사이트만 엄청 나온다;

현재 링키드의 장단점을 적어보자면, 

  • 사이트 디자인이 깔끔하고 딱 있을 것만 있어서 복잡하지 않고 좋다.
  • 아이폰용 앱이 아직 없다. (안드로이드에는 있다는 얘길 들었다 😠)
  • 웹사이트 사용시 로그인 세션 유지 시간이 굉장히 짧은 것 같다. 잠깐만 다른 곳 가서 뭐 하고 오면 로그인 세션 끝났다고 메시지를 띄워서 좀 귀찮다.
  • 파티장이 간단한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 개개인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허락할 수 없다면, 프리셋 문구 같은걸  만들어 두고 빈번하게 일어나는 오류나 일시적인 문제에 대해서 파티원들에게 현 상태를 알려줄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왓챠 같은 경우 결제수단을 변경하려면 서비스를 끊었다가 다시 결제해야하는데, 이런 경우 파티장이 굉장히 노력해서 칼같은 타이밍에 끊고 다시 연결해도 분명히 서비스가 중단되는 시간이 조금이나마 생길 것이다. 짧으면 1~2시간, 길면 1일 정도 걸릴 수도 있는 일인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파티원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는 문구 정도는 보낼 수 있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 파티원 쪽에서는 그래두 뭔가 문제가 생기면 파티장에게 알림이 가도록 하는 버튼 정도는 있나보다. 카톡 알림이 한번 온적이 있는데, 어떤 파티원 한명이 로그인이 제대로 안되어서 아이디/비밀번호를 내가 제대로 기재한건지 확인해보라는 알림이었다. (물론 내 정보는 정상이었음. 아마 비밀번호를 너무 어렵게 해놔서 입력시 오타를 넣었을 것 같다.)
  • 파티원에게 받는 금액 – 파티 요금 상세정보에 대한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받게 될 금액을 보여주긴 하지만 그게 어떻게 계산된건지 몰라서 왜 저 금액인지 궁금해진다.